동대문 리마크빌
지금까지 다뤄온 현장들의 관객은 대부분 한 번 오는 사람이었습니다. 행사에 참석하고, 팝업을 구경하고, 전시를 보고 돌아갑니다.
주거시설의 커뮤니티 공간은 다릅니다.
여기서 화면을 보는 사람은 그 건물에 사는 사람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몇 년 동안 같은 화면을 지나칩니다.
그래서 이 화면의 기준은 “인상적인가”가 아니라 “매일 봐도 괜찮은가” 입니다.
이 라운지는 바깥과 면해 있습니다. 난간 너머로 도시 전경이 펼쳐지고, 화면 옆에는 화단과 나무가 놓입니다.
보기에는 실내지만, 외기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 반외부 공간입니다.
그래서 실내용이 아니라 야외형 사양으로 갔습니다.
이 공간에서 가장 까다로운 조건입니다.
낮에는 유리 너머의 하늘과 도시가 시야에서 가장 밝은 것이 됩니다. 사람의 눈은 그 밝기에 맞춰 순응합니다.
그 상태에서 화면을 보면, 화면의 절대 밝기와 무관하게 어둡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조건이 하나 더 겹칩니다. 화면이 매립된 벽면은 밝은 석재 마감입니다. 밝은 벽에 둘러싸인 화면은 실제보다 더 가라앉아 보입니다.
화면만 보고 맞추면, 이 자리에 걸었을 때 다르게 보입니다.
주거시설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입니다.
상업 공간의 화면은 밝을수록 좋습니다. 주거시설은 정반대입니다.
이 공간 주변에는 주민이 잠드는 창이 있습니다. 밤에 화면이 밝으면 시인성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민원이 들어옵니다.
밝기를 올리는 것보다, 시간대별로 내리는 설계가 더 중요한 현장입니다.
이 화면은 벽에 걸려 있지 않습니다. 석재 마감 벽면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시공 사진을 보면 타일 마감이 진행되는 중에 화면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마감 공사와 같은 시점에 들어가야 나오는 결과입니다.
나중에 붙이면 티가 납니다. 함께 들어가야 벽이 됩니다.
신축이 아니라 기존 공간을 고치는 공사였습니다.
개선공사는 “무엇을 넣을까”보다 “무엇을 피해야 하는가”를 먼저 정하는 일입니다.
입주민 라운지의 화면은 하나의 용도로 쓰이지 않습니다.
기존에 이런 일을 출력물과 게시판으로 처리하면 매번 제작하고, 붙이고, 떼어내야 합니다.
화면으로 바뀌면 당일 교체로 끝나고, 안내가 필요 없는 시간에는 공간을 꾸미는 역할을 합니다.
커뮤니티 시설의 화면은 게시판이자 인테리어입니다.
주거시설에서 가장 자주 문제가 되는 지점입니다.
행사장에는 오퍼레이터가 있고, 스튜디오에는 기술 인력이 있습니다. 커뮤니티 시설을 관리하는 것은 관리사무소입니다.
설치는 잘 됐는데 몇 달 뒤 화면이 꺼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당자가 바뀌었고, 켜는 방법을 모르고, 물어볼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켜져 있어야 화면입니다. 꺼진 화면은 벽에 난 검은 구멍일 뿐입니다.
외기에 노출된 설치는 실내보다 환경 부하가 큽니다. 정기 점검이 선택이 아니라 조건입니다.
입주민 시설의 화면은 눈에 띄어야 하는 화면이 아니라, 오래 함께 지내야 하는 화면입니다.
솔미디어랩은 현장 환경·구조 검토 → 실내외 사양 판단 → 화면 크기·매립 방식 설계 → 마감 연동 설치 → 주야간 휘도 세팅 → 운영 인수인계 → 유지관리 전 과정을 자체 인력으로 수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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